법원 "증거 인멸 염려" 구속영장 발부...특검 수사 착수 42일 만에 신병 확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자본시장법)·공천 개입(정치자금법)·건진법사 경유 청탁·수수(알선수재) 등 협의
서울남부구치소 수감 절차 진행
양평고속도로·공흥지구·집사 게이트 등 후속 수사 병행 전망
서울중앙지법이 12일 밤, 김건희 전 대통령 부인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재판부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를 사유로 들었고, 김건희씨는 영장실질심사 직후 대기하던 서울남부구치소에서 수감 절차를 밟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달 10일 구속된 데 이어 전직 대통령 부부가 같은 시기에 동시 수감되는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수사 개시 42일 만에 김씨의 신병을 확보했다.
◇ 사상 첫 前대통령 부부 동시 구속, 특검 수사 분수령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청구된 구속영장을 12일 늦은 시각 발부했다.
김건희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12일 오전 10시경부터 오후 2시 30분경까지 약 4시간 30분 진행됐다. 심문에는 특검 측 검사 8명(한문혁 부장검사 포함)과 김씨 측 변호인단(최지우·채명성·유정화·배보윤 변호사)이 참석했다. 영장 발부 직후 김건희씨는 서울남부구치소 구인 피의자 대기실에서 수용실 배정 등 절차를 거쳐 수감 동(棟)으로 이동했다.
이날 특검은 영장심문에서 김건희씨가 측근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주변에서 휴대전화 초기화 등 증거 인멸 정황이 확인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법원 제출 구속 의견서는 840쪽(다른 보도 847쪽)에 이르며, 증거 인멸 우려를 뒷받침하는 자료로 건설사 관계자의 자수서도 제시됐다. 자수서에는 2022년 3월 대통령 당선 축하 명목으로 고가 목걸이가 전달됐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씨 측은 도이치모터스 관련 거래가 시세조종임을 알지 못했고,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에게 여론조사를 요구·지시한 사실이 없으며,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전달된 금품도 수수하지 않았다고 전면 부인했다. 또 소환 조사에 성실히 임했고, 휴대전화 등 주요 전자기기가 이미 압수돼 증거 인멸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건강 상태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약 80쪽 분량의 프레젠테이션과 60여 쪽 의견서, 병원 진단서 등을 법원에 제출했다. 김건희씨는 최후 진술에서 "결혼 전의 문제까지 거론되고 있어 속상하다"는 취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전주' 의혹부터 정치자금·청탁 수수까지
특검은 김건희씨가 2009~2012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전주'(錢主)로 가담, 통정·이상거래 수천 회(보도 기준 약 3800여 회)를 통해 약 8억1천1백여만 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고 봤다. 김씨가 작전 시기 핵심 세력에게 16억 원이 든 증권계좌를 맡기고 손실보전을 약정했으며, 이어 블랙펄인베스트 측에 약 20억 원 규모 계좌를 위탁하면서 수익의 40% 배분에 합의했다는 정황도 제시됐다.
해당 사건 본류에서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다수의 유죄가 확정되어 있고, 법원은 김씨 명의 계좌 3개와 모친 최은순 씨 계좌 1개가 시세조종에 활용됐다고 판단한 바 있다. 하지만 김건희씨 측은 이러한 관여·인지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또 특검은 2022년 재·보궐선거 및 이후 총선 국면에서 김씨가 명태균 씨로부터 공표·비공표 여론조사 결과(총 58회, 약 2억7천만 원 상당)를 무상 제공받고, 그 대가로 공천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수사 중이다. 실제로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특정 인사의 공천이 언급되며, 특검은 제공된 여론조사의 실물·비용·전달 경로 등을 통해 대가성 및 위법성을 확인하고 있다. 김씨 측은 요구·지시·개입 사실을 모두 부인한다.
이와 함께 특검은 2022년 4~8월, 이른바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매개로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측 인사로부터 고가 선물(샤넬 가방, 그라프 목걸이, 천수삼 농축차 등)과 함께 교단 현안 관련 부정 청탁을 받은 혐의를 수사 중이다. 앞서 특검은 건설사·종교단체·중간 전달자 등을 상대로 압수수색과 참고인 조사를 실시했고, 선물 실물·구입처·전달 경로 확인에 주력해 왔다. 김씨는 수수 사실을 부인했다.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은 별개 사건(내란 특검 관련 혐의)으로 지난달 10일 구속되어 서울구치소에 수용 중이다.
김건희씨의 영장 발부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 상태가 됐으며, 이는 헌정 사상 첫 사례다. 두 사건은 적용 법률과 수사 주체, 범죄사실이 다르며, 각각의 절차로 진행된다.
한편, 특검은 형사소송법상 허용 범위 내에서 김씨에 대한 구속 수사를 최장 20일간 진행할 수 있다. 이 기간 계좌추적, 통신기록·전자기기 포렌식, 관련자 대질·보완조사 등이 병행될 전망이다.
실제 김씨 신병 확보로 도이치모터스·정치자금·알선수재 본건 외에도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여러 기업으로부터 184억 원대 투자금을 모았다는 '집사 게이트' 등 주변 의혹 수사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집사 게이트'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예성 씨가 전날 귀국함에 따라, 특검은 곧바로 관련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특검은 구속 기간 만료 전까지 김 여사의 기소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며, 만약 재판에 넘겨질 경우 각 혐의의 증거능력과 위법성 판단이 법정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김 여사의 혐의 부인, 진술 번복, 증거 신빙성 여부 등이 핵심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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