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점포 팔아 투자금 챙긴 뒤 법정관리…"책임 없는 엑시트" 비판 거세
국민연금 6천억 증발 위기, 개인 투자자·채권단도 대규모 피해
협력사 줄줄이 납품 중단…홈플러스 '영업 정지' 위기까지
국내 유통업계를 뒤흔든 사상 초유의 '먹튀' 스캔들이 터졌다.
MBK파트너스가 2015년 7조2천억 원에 홈플러스를 인수한 뒤, 10년간 알짜 자산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한 후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기업을 성장시킬 의지는 없었다. MBK는 점포를 팔아 빚을 갚고 투자금을 챙기는 데만 몰두했고, 적자가 심화되자마자 모든 책임을 법정관리로 떠넘겼다. 그 피해는 직원, 협력사, 국민연금, 개인 투자자들이 떠안게 됐다.
특히 MBK는 회생 신청 직전까지도 기업어음(CP)을 발행하며 개인과 법인 투자자들에게서 추가 자금을 끌어모았다. 사실상 회생을 염두에 둔 상태에서 투자금을 모집했다는 점에서 '배임' 논란까지 제기된다.
이제 투자자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홈플러스 매장은 흔들리고 있으며, 유통업계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이 정도면 먹튀 넘어 '기업 사냥' 수준", "MBK는 한국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돼야 한다"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 7조원 인수 후 핵심 점포 '매각'… 남은 건 적자와 회생절차
MBK의 전략은 명확했다. 홈플러스의 가장 매력적인 점포부터 팔아치운 뒤, 기업 가치를 하락시키고 법정관리로 빠져나가는 것.
2015년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했을 당시 할인점 141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슈퍼마켓) 371개를 운영했지만, 현재 각각 126개, 308개로 줄었다.
홈플러스의 연 매출은 2016년 7조9334억 원에서 2023년 6조9315억 원으로 12.6%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2016년 3209억 원에서 2021년 적자로 전환된 후 3년간 총 5931억 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MBK는 정상화 노력을 전혀 하지 않고, 기업의 장기적 성장 대신 자산 매각과 투자금 회수에만 집중했다. 결국, 남은 것은 폐점과 법정관리였다.
특히 MBK는 기업회생 신청 직전까지도 기업어음을 발행하며 투자자들의 돈을 끌어모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회생을 염두에 두고도 기업어음을 발행했다면, 이는 명백한 금융 사기"라고 지적했다.
◇ 국민연금 6천억 손실 위기…개인 투자자도 '지옥행 티켓'
MBK는 홈플러스 인수 당시 3조1천억 원을 인수금융 대출로 조달했고, 7천억 원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를 발행했다. 이 중 국민연금이 6천억 원을 투자했지만,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하면서 이 자금의 회수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MBK가 기업회생 신청 직전까지도 CP를 발행하며 개인 및 법인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끌어모았다는 점이다.
법원이 홈플러스의 회생 절차 개시를 승인하면서 총 2조 원 규모의 채무 조정이 진행될 예정이다. 주요 채권자로는 1조 2천억 원을 보유한 메리츠금융, 2500억 원 규모의 기업어음(CP) 투자자들, 1100억 원 상당의 은행 대출 채권자들, 3500억 원 규모의 매입채무 유동화 자금 투자자들이 포함된다.
결국, MBK가 모든 책임을 회생 절차로 떠넘기면서, 채권단과 투자자들은 눈뜨고 돈을 날릴 위기에 처했다.
◇ MBK "배당 안 받았다" 해명에도…법정 공방 불가피
논란이 확산되자 MBK는 공식 입장을 통해 "차입금 4조 원은 과장된 수치이며, 실제 인수 차입금은 2조7천억 원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2015년 인수 이후 단 한 번도 배당을 받은 적 없으며, 자산 매각은 생존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하다.
MBK는 핵심 매장을 팔아 매출과 영업이익이 하락한 상황에서도, 경영 정상화를 위한 어떠한 전략도 내놓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기업회생을 선택했고, 그 피해는 투자자들과 협력업체, 직원들이 떠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MBK가 한국에서 더는 사업을 운영할 자격이 없다"며 "국민연금뿐만 아니라 개미 투자자들의 피해까지 고려하면, MBK를 상대로 한 집단소송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협력업체 납품 중단…홈플러스 '영업 정지' 위기
기업회생 절차 돌입 이후 협력업체들은 대금 지급 불안을 이유로 줄줄이 납품을 중단했다.
오뚜기, 롯데웰푸드, 삼양식품, 동서식품, LG전자 등이 납품을 보류하면서 홈플러스는 '영업 정지' 위기에 직면했다.
홈플러스는 3천억 원의 가용 현금을 투입해 납품 재개를 요청했지만, 협력사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CJ제일제당과 농심은 기업회생 신청 이후에도 납품을 이어갔지만, 오뚜기는 대금 지급 보장이 끝난 후에야 납품을 재개했다. 그러나 다수의 협력업체들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MBK의 기업회생 신청으로 홈플러스는 사실상 폐허가 됐다. 업계에서는 MBK가 재무구조를 정리한 후 홈플러스를 매각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미 신용평가사들이 CP 및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3-'에서 'D'로 강등하면서, 홈플러스는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한 상태다.
MBK가 법정관리로 빠져나가려 하지만, 이제 시장도 등을 돌렸다. 더 이상 MBK의 '먹튀 전략'이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게 업계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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