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쇼크·과도한 레버리지 포지션이 급락 촉발
ETF 자금도 6거래일 연속 이탈
한 달 새 시총 1조1000억 달러 증발…"청산 후폭풍·유동성 진공 속 추가 하락 위험"
이더리움은 레버리지 비율 역대 최고…대규모 강제청산 경고음 커져
12만6000 달러를 뚫으며 질주하던 비트코인(BTC)이 8만8000 달러까지 밀리며 단기간 '붕괴 수준'의 급락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행정부의 돌발 대중 관세 발표가 촉발한 매도세에 과도한 레버리지 포지션이 연쇄 강제청산으로 이어지면서, 최근 2주간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2017년식 '악몽'이 재연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에 한 달 사이 글로벌 가상자산 시총은 약 1조1000억 달러(약 1400조 원)가 증발했고, 이더리움(ETH)은 파생상품 시장의 레버리지 비율이 사상 최고치에 도달하며 시장 불안이 정점을 향하고 있다.
◇ 트럼프 관세·레버리지 효과가 폭락 촉발…"리스크 관리 실패가 파국"
월스트리트저널(WSJ)·가상자산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일일 청산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달 코인글래스 기준 역대 최고치에 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습적인 대중 관세 발표가 촉발한 매도세 이후 가격이 빠르게 무너지자, 자기자본 대비 과도한 레버리지 포지션을 잡았던 투자자들의 계좌가 연속적으로 청산되며 시장을 흔들었다.
실제 비트코인은 지난달 6일 12만6000 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찍은 뒤 약 한 달 만에 29% 하락해 8만9440 달러로 떨어졌다. 지난 4월 이후 최저 수준이며, 시장은 9만 달러에 이어 8만9000 달러선마저 무너진 상황을 '심리적 붕괴'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일부 플랫폼에서는 투자자들이 자기자본 1 달러로 100 달러 규모 포지션을 잡을 수 있는 초고배율 상품까지 등장하며 위험이 가속됐다. 코인베이스 등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최대 10배 레버리지 거래가 가능한 영구선물 상품을 잇달아 출시한 것도 시장의 차입 확대를 자극했다.
니콜라이 쇠네르가르드 난센 연구원은 "레버리지는 가진 것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투자하게 하지만, 리스크 관리를 소홀히 하면 혹독한 대가를 치른다"고 경고했다.
◇ '검은 11월'…시총 한 달 새 1400조 증발, ETF도 22억 달러 이탈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약 4조2000억 달러였던 글로벌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현재 3조1000억 달러 수준으로 1조1000억 달러 넘게 증발했다. 비트코인은 최근 일주일 사이 9% 가까이 하락했고, 같은 기간 이더리움은 12%, 솔라나(SOL)·리플(XRP) 등 주요 알트코인은 7~14% 하락하며 전방위 약세를 보였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자금이 빠르게 이탈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최근 6거래일 연속 순유출이 이어졌고, 14~18일 사이 약 22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같은 기간 전체 가상자산 ETF에서도 29억8000만 달러가 이탈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급락의 원인을 △미 연준 금리 인하 기대 약화 △기관 투자자 이탈 △10월 발생한 190억 달러 규모 대규모 청산의 후유증 등을 꼽았다. 여기에 CME 페드워치는 12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67.2%로 반영하며 매파적 기류가 강화되자, 위험자산 전반의 투자심리가 급속히 위축됐다.
◇ "바닥은 8만4000 달러?"…유동성 공백·개미 레버리지 진입이 더 큰 위험
베틀 룬데 K33 리서치 책임자는 "43일 연속 하락으로 비트코인이 ETF 평균 매입 단가 아래로 내려왔다"며 "8만4000~8만6000 달러 구간이 단기 바닥이 될 가능성이 있으나, 이 지점이 무너지면 7만4433 달러 부근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개미' 투자자들이 하락장에서도 롱 포지션에 과도하게 베팅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K33는 지난주 바이낸스 등 역외 거래소의 비트코인 무기한 선물 미결제약정(OI)이 3만6000BTC(약 33억 달러·4조6000억 원) 급증했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이 '저점 매수'를 시도하며 대기 주문이 체결됐으나 반등 없이 추가 하락해 다수가 '물린 상태'에 놓였다는 의미다.
더 큰 위험은 펀딩비가 여전히 '양'(+)이라는 점이다. 하락장이라면 롱 포지션이 줄며 음(-)값으로 돌아서야 하지만, 개인 투자자의 상승 베팅이 과열돼 수수료를 내며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
강제 청산 발생 시 하락폭이 폭발적으로 확대될 수 있는 구조적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이더리움 레버리지 '역대 최고'…"변동성 폭발 임박"
한편, 이더리움 시장에서는 더 강한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크립토포테이토에 따르면, 바이낸스의 이더리움 추정 레버리지 비율(ELR)은 0.561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격 변동성은 거의 없는 좁은 구간에 고착되어 있는 상황에서, 트레이더들은 롱·숏 포지션을 동시에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어 작은 움직임만으로도 대규모 청산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온체인 데이터도 취약성을 뒷받침한다. 온체인 및 마켓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크립토퀀트는 이더리움 가격이 올해 초 5000달러에 근접했을 때도 신규 개인 투자자 유입은 거의 늘지 않았으며, 최근에도 예치 건수가 크게 줄었다고 분석했다. '기존 자금 순환'만으로 시장이 유지되고 있다는 뜻으로, 신규 수요가 없는 시장은 변동성에 훨씬 취약하다.
일부 분석가들은 "유동성이 완전히 초기화된 상태"라며 최근 조정이 구조적 붕괴가 아닌 '재정비 과정'일 가능성도 제기했다. 또 일부 전문가 등은 이더리움/비트코인 비율에서 여전히 상승 여력이 남아 있어, 유동성 회복 이후 이더리움이 비트코인보다 먼저 고점을 시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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