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450조·현대차 125조 등 국내 투자 확대
美 공급망 거점 1500억 달러 對美 투자 속도
AI·반도체·배터리 중심 양대 전략축 가동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이후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국내 4대 그룹이 동시에 국내외 양축 투자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SK·현대차·LG 등은 향후 5년간 국내에 800조원을 투입하고, 동시에 미국을 공급망 핵심 거점으로 삼는 1500억달러(약 218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도 본격화한다.
정부가 관세 리스크 해소와 ‘한미 경제동맹 강화’를 기치로 내건 가운데, 기업들은 인공지능(AI)·반도체·배터리 등 첨단 산업에 사활을 걸며 글로벌 생산 재편의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 800조 국내투자… AI·반도체·배터리 중심 산업기반 강화
1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은 향후 5년간 총 800조원 규모의 국내 투자 계획을 확정했다.
삼성은 450조원을 투입해 반도체·AI·배터리 등 핵심 산업 육성에 나선다. 특히 평택캠퍼스 2단지의 P5라인 착공을 확정해 2028년 가동을 목표로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기지 확장을 본격화했다. 평택 2단지에는 총 2개 신규 라인이 구축되며, 글로벌 AI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는 생산 중심지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이재용 회장은 "국내 산업에 대한 우려가 없도록 하겠다"며 "AI·반도체 등 미래 수요에 대응해 선제적으로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반도체 외에도 전남 국가 컴퓨팅센터, 구미 AI데이터센터(삼성SDS), 광주 공조기기 라인, 울산 전고체 배터리 생산기지(삼성SDI) 등 전국 단위 투자를 추진한다.
현대차그룹은 125조2000억원을 국내에 투입한다. 정의선 회장은 "AI·로봇·그린에너지 산업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전동화 전환과 함께 로봇공장 설립, 수소 인프라 구축 등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다.
SK그룹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 계획을 진행 중이다. 최태원 회장은 "당초 128조원을 계획했지만 반도체 수요 급증에 따라 600조원 규모로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용인 클러스터는 4개의 첨단 반도체 팹이 들어서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AI 반도체 시장 성장세에 따라 추가 투자 가능성도 크다.
LG그룹은 100조원 투자 계획 중 60%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술개발에 집중 투입한다. 구광모 회장은 “국내 기술 생태계 강화를 위한 혁신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며 첨단소재·배터리 기술 자립 의지를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총수들과의 회동에서 "국내 투자가 한국 경제의 자생력을 키우는 핵심"이라며 "비슷한 조건이라면 국내 투자를 우선해 달라"고 당부했다.
◇ 1500억달러 對美투자 가속… 美 공급망 핵심거점 구축
국내 투자와 동시에, 민간 중심의 1500억 달러(약 218조원) 규모 대미 투자도 본격화된다. 한미 간 '조인트 팩트시트'(공동설명자료)와 전략적 투자 MOU 체결 이후 실행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반도체·전기차·조선·방산 등 전방위 산업이 포함된다.
삼성전자는 텍사스 테일러 공장에 170억 달러(25조원)를 투자한 데 이어, 전체 대미 투자 규모를 370억 달러(53조원)로 확대했다. 삼성SDI는 인디애나주 스텔란티스 합작 1공장을 가동 중이며, 2027년까지 GM과의 합작공장 등 2~3개 추가 기지를 건설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파예트에 고대역폭 메모리(HBM) 후공정 공장 건설을 위해 38억7000만 달러(약 5조6000억원)를 투자 중이다. SK온은 포드와의 합작법인 '블루오벌SK' 켄터키 공장을 가동하며, 총 108억달러(16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추진한다.
현대차그룹은 260억 달러(38조원)를 투입해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 조지아 전기차 공장(HMGMA), 로봇 공장 등을 건설한다. 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북미 투자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오하이오·테네시 등지에 공장을 운영 중이며, 애리조나·조지아 등지에서 현대차 및 혼다와 합작 공장을 신설하고 있다.
한화와 HD현대도 조선·방산 분야에서 공동 투자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한화는 한화필리조선소에 50억 달러(7조원)를 추가 투자하고, 핵추진 잠수함 공동 건조를 검토 중이다. HD현대는 미국 최대 방산조선사 헌팅턴잉걸스(HII), ECO 등과 협력하며 미 해군함정 및 상선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은 "한미 경제동맹의 상징인 1500억 달러 투자는 미국 내 공급망 안정과 동시에 국내 산업의 글로벌 진출 발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관세 리스크 완화 속 '양대 축 전략'… 산업 주도권 선점 나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과 함께 대기업들이 국내 800조·해외 1500억달러 투자를 병행하면서, '양대 축 성장 전략'이 가시화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AI·반도체·배터리 중심의 제조 기반을 강화하고, 해외에서는 미국 내 공급망 거점을 구축해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는 투 트랙 구조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투자는 산업 생태계 복원과 일자리 창출에, 대미 투자는 기술·시장 확장에 각각 초점을 맞췄다"며 "관세 리스크 완화 이후 한국 대기업들이 세계 공급망 중심으로 재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부는 기업의 글로벌 확장을 뒷받침하되, 국내 기술·고용 기반이 흔들리지 않도록 균형 잡힌 산업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800조원, 해외 1500억달러라는 초대형 투자는 단순한 설비 확장을 넘어 한국 제조업의 패러다임을 재편하는 전략적 흐름으로 해석된다. 기업들은 AI·반도체·배터리라는 미래 주도 산업을 국내에서 심화시키는 동시에, 미국 시장을 기반으로 글로벌 공급망 영향력을 재구축하려는 '이중 엔진'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관세 불확실성의 해소가 곧바로 대규모 투자 가속으로 이어진 사례로, 한국 산업계의 회복력과 전략적 민첩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책 측면에서는 정부의 균형 전략이 향후 투자 효과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떠오른다. 글로벌 확장은 기업의 경쟁력 확장 기반이지만, 동시에 국내 기술·고용 생태계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산업계와 정부가 조율하는 내실 성장과 해외 확장의 균형이 유지될 경우, 이번 투자는 한국 대기업들의 세계 공급망 재편의 한가운데로 복귀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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