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과 식사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기자는 과거 이야기하고 공무원은 언론인과 힘들게 지냈던 공직 상황을 되돌아보게 된다.대부분은 언론의 도움을 받았고, 앞으로도 받아야 한다고 말할 것이지만, 내 경우는 일단 지난날 공직 생활 중 언론인과 연결된 업무를 한 기간이 새로운 평가를 받는다.그래서 단골 멘트는 공무원이 언론인의 처지을 이해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언론을 활용하는 역량을 키워야 하고 언론인도 어느 정도는 공무원의 입장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사를 써야 한다고 말한다.대부분의 국민은 공무원을 가르쳐 "복지부동, 복지안동"이라고
길거리를 가던 중 낯선 사람으로부터 “혹시 도(道)를 아시나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도 있다. 때로는 얼굴이 아주 선하게 생겼다면서 접근하기도 한다. 포교(布敎) 방법의 일종이다.‘도’를 안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깨달음’의 경지를 찾아가는 길이다.부처님이나 예수님 같은 성인(聖人)도 아닌 우리 같은 범인(凡人)들이 깨달음의 경지를 맛볼 수 있을까?조선시대 정조대왕은 밤이면 하루에 한 일을 점검하고, 한 달이 끝날 때면 한 달에 한 일을 점검하고, 한 해가 끝날 때면 한 해 동안 한 일을 점검했다고 한다.이렇게 여러 해가 되니
이리저리 돈을 꾸며 1년을 버티던 어느 날 오래 관계를 유지해오던 한 지인이 내 사정을 알고는 깜짝 놀라며 방법을 하나 제시했다.“안 교수, 그러다 큰일 난다. 영영 헤어나지 못하는 수가 있어.이제부터 이자는 못 갚고 원금만 갚을 테니 그렇게 해달라고 통보해. 원금조차도 못 받을까 봐 그렇게 하자고 할걸?!”약속인데 설마 그렇게 하겠느냐고 했더니 그는 마음 단단히 먹고 통보하라고 나를 다그쳤다.그의 말대로 며칠 이자가 지체되자 그 교수는 원금만 갚으라고 했다. 대신 불안하다며 담보를 요청했다.이자에서 벗어나는 것만도 다행이다 싶어
1988년 이후 2000년까지 언론인의 취재 방법은 다양했다. 자료를 요청하여 내용을 검토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다른 이해당사자의 주장을 첨가하여 기사를 완성한다.방송기자의 경우는 화면이 중요하므로 은밀하게 화면을 만들 수 있다. 즉 몰래카메라가 있다.평소 친밀한 관계에 있는 기자가 정색하고 목소리를 곧추세워 업무에 관해 묻는다면 녹음일 수 있다.방송기자가 사무실에 왔는데 테이블에 올린 카메라의 센서 바늘이 툭툭 튀고 있다면 지금 녹취되고 있는 것이고 카메라 렌즈가 무엇인가를 촬영하고 있다.몰카에 의한 보도 내용을 보면 신발, 구두,
어린이들에게 장래 꿈이 무엇인지 물어보라.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어린이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선생님이나 과학자라는 대답이 주류를 이룬다. 어린이들은 주변 사람들의 영향을 받아 미래를 꿈꾼다.나도 어렸을 때는 어른이 되면 막연히 훌륭한 사람이 되겠노라고 생각하였다.선생님, 교수, 정치인, 법조인, 과학자 모두 좋았다. 다만,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살지는 않겠다고 다짐하였다.어려서부터 부모님이 농사를 지으시는 것을 생생하게 보아 왔고 나 스스로도 직접 농사일을 거들다가 보니
어느 날 친구가 찾아왔다. 페루에서 금광을 개발 중인데 중장비를 보내야 하니 돈이 있으면 3억만 빌려 달라고 했다. 한 달 이자로 6백만 원을 주겠다고 했다.신문에도 기사가 실리고 금광 개발에 관한 이런저런 소문이 세간에 풍문으로 떠돌던 때였다.원룸에 살던 내게 3억이란 돈은 한 사람을 구원할 정도의 액수로 생각되던 때였다.당연히 가진 돈이 없기에 그럴 돈이 없다고 했다.그 많은 돈이 내게 있을 거로 생각하고 한 말인지는 모르겠다. 사기 칠 마음으로 접근하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한다.그러나 이미 과한 이자를 준다고 했을 때 의심했어야
언론의 화두는 정론 직필이다. 그래서 우리는 언론을 신뢰하고 언론인을 존경한다. 공무원이 수차례 설명하고 해명하여도 신문에 나면 기사가 정답이다.민원인이나 이해관계자의 관점에서 자기 일과 관련한 공무원의 설명은 변명으로 들린다. 그래서 언론이 중요한 것이다.직필 정론과 함께 사회의 공기(公器)이며 사회의 부패를 막아주는 소금이라고 칭송받고 있다.그래서 모든 사회가 공직이 언론에 조석으로 신경을 쓴다.아침과 저녁으로 대한민국 이곳저곳에서 밤하늘 별의 개수 만큼 각종 회의가 열릴 것이다.그 회의 속에 약방의 감초처럼, 세탁소의 철사 옷
요즘 고등학생들이나 대학생들도 ‘알바(아르바이트)’를 많이 한다. 우리가 대학교를 다닐 때도 학생들 ‘과외’ 아르바이트가 성행하였다.다른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대부분은 과외를 하였다. 학생들에게 공부를 가르치는 것이 가장 자신 있는 일이고 많은 준비가 필요하지 않은 일이었기 때문이다.나는 대학교 1학년 여름방학 때부터 과외를 시작하였다.주로 중학생과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였는데 고등학교 3학년을 담당한 적도 있었다.과외는 학생과의 호흡이 매우 중요하였다. 학생이 차분하게 잘 따라오면 가르치는 사람도 덩달아 신이 나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나는 나대로 바쁘게 지냈다. 아이들도 잘 적응하고 있다고 했다. 이곳 일을 대충 정리하고 6개월 만에 다시 미국에 들어갔다.부모로서 학교 담임에게 인사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학교를 방문하기로 했다.아내가 담임과 통화를 했다. 미국에서는 한국과 달리 부모가 학교를 찾는 일이 없다고 한다. 문화가 다른 것이다.그런데 한국인 아빠가 학교를 찾아가겠다고 하니 20분 간격으로 선생님들과의 타임 스케줄을 잡아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아이들을 돌봐줘서 고맙다며 한국 전통의 소형 인형을 선물하자 황송해했다.오히려 우수
신문 기사의 마무리는 편집부의 이다. 취재기자의 송고는 첫 문장부터 시작되며 데스크를 거쳐 편집부로 넘어오면 평소 신문 편집에 정통한 편집 전문 기자들이 제목을 정하고 기사를 배치한다.물론 1면 톱이나 두 번째 기사, 면 톱의 경우에는 편집회의에서 정하지만, 그 외의 자잘한 기사는 편집부 기자의 작명과 적정한 위치에 배치하게 된다.기사의 경중은 편집부의 고민을 통해서 결정되는 것이다.세로쓰기 신문 시절에는 정말로 세로쓰기는 지적이나 비판 기사이고 가로쓰기는 홍보성으로 보이는 듯 한 시기도 있었다.홍보 기사 제목의 바탕에는 비단 무늬
나의 군대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훈련이 ‘천리행군(千里行軍)’이었다. 천리행군은 말 그대로 20일 동안 강원도 산길을 천리, 즉 400km를 행군하는 것이다.군 생활을 소위 ‘빡세게’ 했다는 사람도 천리행군을 했는지 물어보면 대부분이 꿀 먹은 벙어리가 된다.그 질문에 자신 있게 등장하는 사람들이 특수부대 출신이다.특수부대 출신들은 천리행군에 더 나아가 산에서 나무뿌리를 캐 먹고 뱀을 잡아먹으면서한 달을 버텼다는 무용담을 터뜨린다.그러나, 특수부대 천리행군과 우리와 같은 속칭 ‘땅개(육군 보병)’의 천리행군을 동일하게 보아서는
집을 사기로 날린 뒤 전세조차 얻을 돈이 없었다. 그때 궁여지책으로 생각해 낸 것이 미국으로의 이주였다. 미국은 우선 집을 얻는 데 목돈이 필요치 않았고 매월 월세만 내면 그럭저럭 생활할 수 있었다. 내가 받는 급여로 월세를 해결하고 아이들을 교육하면 될 것이다. 미국은 학원을 보내지 않아도 됐다.당시 이곳에서는 아이들 학원 보내기도 어려울 것 같았다. 집을 바로 비워주어야 할 처지여서 급히 매매를 한 후, 미국으로 이주를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집안 사정을 알 리 없는 딸아이는 빨간 원피스가 입고 싶다며 사달라고 졸랐다.대학교수로
뮤직카우는 자신들의 시스템을 '객관적'이라 부른다.그러나 그 객관은 시장의 검증을 통과한 객관이 아니라, 스스로 만든 데이터 안에서 스스로 확신하는 자기 암시형 객관이다. 그들은 모델을 만들고, 숫자를 넣고, 결과를 내며, 그 모든 과정을 자기 손으로 수행한다.그리고 마지막에 이렇게 선언한다. "이건 객관적이다"하지만 그것은 객관의 얼굴을 한 독단, 금융의 외피를 쓴 자가당착이다.뮤직카우의 옥션 구조는 정교하게 보이지만, 정교함은 본질을 가리지 못한다. 상장 예정곡의 공모가는 회사가 임의로 선정한 다섯 곡을 기준으로 산출된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