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억달러 자산, 3개월만에 10조원 감소
차남은 비트코인 채굴 업체 시설 공개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의 지대한 가상화폐 관심이 앞으로도 계속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최근 시장의 급락으로 트럼프 대통령 집안 자산은 약 1조원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차남 에릭 트럼프는 자신이 설립한 비트코인(BTC) 채굴업체 아메리칸 비트코인(ABTC)의 대규모 채굴 시설을 전격 공개하고 나섰다.
◇ 집안 자산 1조4000억원 사라져
현지시간 24일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일가의 자산이 지난 9월 초 77억 달러(약 11조3898억 원)에서 최근 67억 달러(약9조9106억 원)로 약 10억 달러(약 1조4794억 원)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가상자산 시장 시총 1위인 비트코인은 지난 17일 9만5000달러 수준에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저하되면서 지난 21일 8만1000달러까지 급락했다. 이는 지난 10월 6일에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12만6185달러) 대비 30% 이상 떨어진 수준이다.
이에 따라 가상화폐 투자 손실 우려가 불거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의 모기업인 트럼프 미디어&테크놀로지그룹의 주가는 지난 19일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트럼프 미디어는 싱가포르 암호화폐 거래소 크립토닷컴이 발행한 CRO 토큰을 대규모로 매입한 바 있는데 현재 가치는 9월 말 기준 약 1억4700만달러에서 절반가량으로 감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가 지분 7.5%를 가지고 있는 비트코인 채굴 업체 프로젝트 '아메리칸 비트코인'(ABTC)의 주가도 절반이 떨어졌다. 에릭 트럼프가 보유한 지분의 가치는 지난 9월 초 약 6억3000만달러에 달했지만 현재는 3억달러 이상 준 것으로 추산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럼프 밈 코인'의 경우는 이미 대통령 취임식 이후 줄곧 우하향 추세를 보였는데, 지난 8월 말 이후로만 약 25% 감소했다.
트럼프 일가의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8월 에릭 트럼프는 한 가상자산 행사를 통해 "비트코인은 100만 달러(약 14억 원)에 도달하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비트코인 커뮤니티는 아버지가 다시 미국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그를 지지해줬다. 우리는 이 커뮤니티를 사랑한다. 우리는 이 커뮤니티를 믿는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이달 뉴욕에서 열린 행사에서도 "비트코인은 '지금까지 존재한 자산 중 가장 위대한 자산(the greatest asset ever)'"이라고 표현하며 "금과 같은 전통적 가치 저장 수단에서 비트코인과 같은 새로운 디지털 자산으로 자금 흐름이 크게 이동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 에릭 트럼프, 비트코인 채굴 시설 전격 공개
트럼프 일가에게 뼈아픈 가상자산의 급락에도 에릭 트럼프는 최근 ABTC의 대규모 채굴 시설을 공개하며 암호화폐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현지시간 25일 가상자산 전문 미디어 더크립토베이직 등은 에릭 트럼프가 소셜 플랫폼 X를 통해 ABTC의 채굴 시설 내부 영상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영상에는 액체 냉각 방식의 고성능 서버 3만5000대가 배치된 모습이 담겼으며, 에릭 트럼프는 이 장비들이 모두 미국 내 에너지로 가동된다고 강조했다.
나스닥 상장사인 ABTC는 현재 약 3418개의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으며, 텍사스를 중심으로 추가 시설 확장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ABTC의 채굴 시설 내부에는 성조기와 함께 미군 깃발이 나란히 걸려 있어, ‘미국 우선주의’와 ‘가상자산 산업’의 결합이라는 상징성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ABTC는 대규모 채굴과 함께 자금 조달을 통한 비트코인 보유 확대 전략도 추진 중이다. 회사는 비트코인 매입을 위해 올해 초 2억2000만 달러를 조달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