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아시는 바이지만 언론사 기자들 사이에서 편집국장을 '국장'이라 부르거나 아예 '선배'라고 호칭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부장님, 국장님, 차장님이라 하지 않고 선배라고 부른다.
그러니 편집국장에게 '국장님'이라고 호칭한다는 것은 선배로 모시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한 나라에 지도자가 있듯이 조직에는 리더가 있고 신문사에는 선배와 후배가 상존한다.
그래서 조직은 개미굴처럼 보이지만 일개미, 헌병 개미, 초병 개미, 왕개미가 있듯이 신문사 안에도 국장, 부국장, 부장, 차장, 기자가 있고 취재기자와 편집기자, 사진기자가 있는 것이다.
정치부, 경제부, 국제부, 사회부, 제2사회부가 있어서 본사와 지사를 관장하고 있다.
이런 언론사에서 수십 년 일하면서 항상 선후배의 존경과 사랑을 받기가 어려울 것인데 늘 존경을 받으며 일하고 맺고 끊음조차 정확하여 어느 시점에서 또 다른 사회로 나와 사막 같은 광야에서 눈보라, 모래바람을 맞고 있는 언론인이 있다.
현역에서 존경받았듯이 퇴임 이후에도 선배로 멋진 언론인으로 추앙받는 이유를 최근에 알았다.
95세 모친을 떠나보내는 심경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댓글이 그렇게 많이 매달린 페북을 본 일이 없다. 상업광고에 전략적으로 낚시질하려고 댓글과 ‘좋아요’를 매다는 경우는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혹시 누군가가 상사(喪事)를 알릴 때는 '좋아요'가 아니라 '삼가 명복을 빕니다'라는 멘트를 보너스로 만들어 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바다. 이 선배의 상사에 가보니 또한 조문객의 분포도가 사회 전반이었다.
그래서 한 번 더 생각해 보니 이 선배의 성공적 사회생활의 힘의 원천은 바로 효라고 생각한다.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다. 95세 어머니에게 숟가락으로 긁은 과육을 입에 넣어 드리면서 마치 아버지가 3살 아들에게 하듯 하는 표정이다. 이런 사진이 신문과 방송에 아주 많이 보도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언론의 기능이 누군가를 비판하고 야단치고 불법 부당한 일들을 고발하는 당연한 일을 하도록 하고 있지만 가끔은 反哺之孝(반포지효)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조명하고 밝혀서 어두운 이 세상을 더더욱 밝게 비춰야 하는 것이다.
언론의 선배를 넘어 사회의 선배가 되기에 충분한 인품을 가진 분이기에 그렇게 주장하는 것이다.
노인은 많지만, 원로가 없는 사회, 5급은 많은데 사무관은 귀한 조직, 기자는 많은데 선배가 없는 언론사가 아니라, 모든 이가 원로가 되고 모든 이가 일꾼이 되며 모든 기자가 사회를 밝히는 등불이 되는 그런 사회를 원하는 것이다. 선배가 선배다운 그런 세상을 希願(희원)한다.
▣이강석 작가 프로필
▲1958년 경기도 화성시 출생 ▲경기대학교행정대학원(석사) ▲공무원·공직에 45년간근무(경기도청, 화성·동두천·오산·남양주 시청 등) ▲문교부장관·내무부장관 표창, 대통령표창, 홍조근정훈장 ▲일반행정사, 사회복지사, 효지도사, 인성교육지도사 ▲출간: '공무원의 길 차마고도(2017)’‘홍보 이야기_기자 공무원 밀고 당기는(2020)’‘보리차 냄새와 옥수수 향기(2020)’‘여행의 여유(2023)’‘경기도 화성시 비봉노인대학(2024)’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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