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이 힘들어 하는 일중 하나가 보도(報道)자료 작성이다. 행사를 위한 연설문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경기도청과 공공기관에서 45년간 공직생활을 마치고 2019년 1월 말에 퇴직한 이강석 작가​. 전 경기 남양주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경기도청과 공공기관에서 45년간 공직생활을 마치고 2019년 1월 말에 퇴직한 이강석 작가​. 전 경기 남양주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정답이 없어서 힘들어 하지만 조금 쉽게 생각하면 이처럼 쉬운 일도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보도 자료는 정말로 자료일 뿐 직접 기사를 쓰는 것이 아니요, 연설문(演說文)도 이야기할 소재를 나열하는 것이지 직접 청중 앞에서 스피치하는 것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부가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듯이 보도 자료는 충분한 자료를 음식 재료처럼 준비하면 될 일이요, 연설자료 역시 그 행사에 쓰임직한 어휘와 키워드를 제공하면 되는 것이다.

연설하시는 분의 평소 취향이나 스피치 스타일을 사전에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음식을 준비할 때 그분의 식성을 알아두면 편리한 것과 같이 연설하시는 분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연설이나 요리나 기사나 모두에게 임펙트가 한 두개 있어야 한다. 오늘 연설에서 강조할 단어, 오늘의 요리 차림에서의 대표메뉴, 오늘 신문기사의 핵심 제목을 정해야 한다는 말이다.

청중들은 일상의 어제와 똑 같은 반복을 거부한다. 식객(食客)은 늘 새로운 맛을 갈구하는 것처럼 독자들은 어제와는 조금 다른 기사를 기대하면서 신문을 받아 펼쳐들게 됩니다.

따라서 보도 자료는 간명(簡明)하여야 한다. 보도자료 다음 장에 풍부한 자료를 첨부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공급자의 시각에서 만들어진 보도 자료는 얕은 맛으로 당장에는 잘 진행된 듯 보이나 다양한 기사로 발전하지 못하고 기자의 멋지고 전문가적인 필력(筆力)을 구속한다.

(사진=AI이미지)/뉴스후플러스
(사진=AI이미지)/뉴스후플러스

시장을 보는 이가 구체적인 메뉴를 정하는 것보다는 요리사의 판단에 맡기고 재료를 준비하는 것이 식탁에 올려 질 요리에 대한 기대치가 더 높을 것이다. 같은 키워드를 가지고도 연설자는 현장 분위기에 맞추어 좋은 연설을 설파할 수도 있고 전혀 맞지 않는 동문서답, 연목구어(緣木求魚)식 연설에 머물 수도 있는 것이다.

이제는 간명해졌다. 보도자료 준비에 고민하지 말고 가지고 있는 식재료를, 보도 자료를, 연설하실 내용을 큰 틀로 제공하고 나서 기다려 보라.

당신이 정하고 결정한 것 이상으로 좋은 요리, 멋진 연설, 맛갈나는 신문기사가 나오고 방송 멘트가 TV와 라디오 전파를 탈 것이다.

이제 확실한 것은 머리가 빠른 공보실 직원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다리가 부지런하여 이리저리 쫓아다니면서 다양하고 싱싱한 재료를 많이 모아오는 발 빠르고 눈치도 밝은 홍보실 공무원(公務員)을 노트북을 켠 적극적인 우군 기자(記者)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강석 작가 프로필

▲1958년 경기도 화성시 출생 ▲경기대학교행정대학원(석사) ▲공무원·공직에 45년간근무(경기도청, 화성·동두천·오산·남양주 시청 등) ▲문교부장관·내무부장관 표창, 대통령표창, 홍조근정훈장 ▲일반행정사, 사회복지사, 효지도사, 인성교육지도사 ▲출간: '공무원의 길 차마고도(2017)’‘홍보 이야기_기자 공무원 밀고 당기는(2020)’‘보리차 냄새와 옥수수 향기(2020)’‘여행의 여유(2023)’‘경기도 화성시 비봉노인대학(2024)’ 등

저작권자 © 뉴스후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