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 전략은 다양해야 한다. 효율성을 위해 지름길을 가야 하고 객관성도 확보해야 한다.
예를 들면 회사에서 운전기사와 여사장님의 생각을 살펴보자.
사장님은 참 좋은 식재료를 사기 위해 여러 곳의 마트와 전통시장을 가고자 한다.
전통시장에서는 달걀이 신선하고 배추는 A 마트, 무는 B 마트, 마늘은 C 마트가 좋다면서 2~3곳의 매장을 가고 싶어 한다.
때로는 달걀 한 판에 300원이 저렴하다면서 왕복 3km 구간을 추가로 가고 싶어한다.
그런데 차량은 10km 운행하는데 연료비로 1,200원정도 들 것인데 그것은 여사장님의 몫이 아니고 걱정할 일도 아니다. 나는 보다 더 싸게 구매했다는 생각이 앞서니 말이다.
여사장님이 시장을 보는 2시간 동안 기사는 주차비가 없어서 차를 몰아 마트 건물 주변을 빙빙 돌고 있다. 주차비는 주지 않았지만, 연료는 풍족하다. 그러니 적당한 곳에 정차했다가 건물 주인이 나와서 어필하면 잠시 자리를 뜨고 다시 공간이 있으면 정차하고 다시 출발하기를 반복한다.
백화점에서 여사장님은 두 바퀴를 돌아보아도 마음에 드는 것이 없다. 물건이 없다고 한다. 다리 아프게 돌아다녀서 옷 하나를 샀지만, 첫날 입고 나간 모임에서 아는 친구가 입은 비슷한 옷을 보면 애써 구매한 그 옷이 싫어진다.
남자들은 비슷한 색채의 넥타이 맨 사람을 만나면 동질감을 느끼고 한 팀이라는 상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성은 다른 이가 입은 옷의 색깔만 비슷해도 내 옷이 싫어진다. 나는 언제나 나만의 색상, 독특한 디자인의 옷으로 좌중을 압도하고 싶어 한다고 한다.
보도자료도 마찬가지다. 매일 매주 매년 비슷하면 싫증이 난다. 같은 시책인데도 그 표현 방식을 달리해야 한다. 소비자 중심의 시책 설명이 필요하다.
공급자가 자랑하지 않아도 기사 자체가 홍보이고 광고인데 우리는 아직도 자화자찬, 자신을 홍보하고 싶어 몸살이 난다. 누구나 소나기는 피한다. 보슬비에 옷이 젖는다고 한다. 행정의 소비자인 주민에게 스며드는 홍보 전략이 중요하다. 한방으로 모든 이에게 홍보할 수 없다.
사람을 내편으로 만드는 전략도 홍보 전략을 연계해서 활용할 수 있다. 코가 비뚤어지게 술을 산 다음 날부터 그 사람과 친해지지 않는다. 오히려 술에 취해서 아스팔트가 내 얼굴에 올라오거나 전봇대에 충돌하여 콧속의 물렁뼈가 부러질 수도 있다.
상대방에게 신뢰를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간단한 차 한잔, 자장면 등 작은 것으로 여러 번 공략해야 친밀해진다. 언론도, 출입 기자도 보슬비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
언론인과의 관계는 20년 만기 장기 소액 보험 가입과 같다. 한 번에 1천만 원을 입금할 수 없는 일이니 한 달에 5만 원씩, 1년에 60만 원, 10년에 600만 원을 투자하면 대형 사고 시에 5천만 원을 보상받는 것이다. 그것이 보험인 것을 다 알고 있다.
그래서 사람을 사귀는 또 하나의 전략이 보험과 비슷하다. 긴 시간 비가 내리게 하고 보슬비에 옷이 젖도록 노력해야 한다.
바람으로 나그네의 점퍼를 벗길 수 없고 태양이 나서서 뜨겁게 비춤으로써 그가 스스로 점퍼에서 팔을 빼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적셔주는 홍보 전략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이강석 작가 프로필
▲1958년 경기도 화성시 출생 ▲경기대학교행정대학원(석사) ▲공무원·공직에 45년간근무(경기도청, 화성·동두천·오산·남양주 시청 등) ▲문교부장관·내무부장관 표창, 대통령표창, 홍조근정훈장 ▲일반행정사, 사회복지사, 효지도사, 인성교육지도사 ▲출간: '공무원의 길 차마고도(2017)’‘홍보 이야기_기자 공무원 밀고 당기는(2020)’‘보리차 냄새와 옥수수 향기(2020)’‘여행의 여유(2023)’‘경기도 화성시 비봉노인대학(2024)’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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