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암바니 회장 회동
반도체·통신·AI·데이터센터·배터리·건설 등 그룹 전 사업 협력 논의
릴라이언스 4G 구축 계기 협력 확대
AI 데이터센터·배터리 등 미래 신사업 연계 기대
이재용 회장, 글로벌 네트워크 기반으로 AI·모빌리티·바이오 등 신사업 기회 직접 발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인도 최대기업 릴라이언스의 수장 무케시 암바니 회장을 만나 반도체·통신·AI·배터리·설계·조달·시공(EPC)에 이르는 초대형 협력 구상을 논의했다.
삼성이 보유한 인공지능(AI)·확장현실(XR)·파운드리·차세대 네트워크·미래 디스플레이 등 미래 기술 군단이 총출동한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는 릴라이언스가 '딥테크 기업'으로 변신을 가속화하면서 양사의 전략적 동맹이 사실상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삼성 미래기술 총집합…AI·반도체·6G까지 협력 테이블에
26일 삼성에 따르면, 지난 25일 이재용 회장이 암바니 릴라이언스 회장과 만나 AI·XR·파운드리·AI 데이터센터·차세대 통신·미래 디스플레이·클라우드·배터리·ESS·플랜트 건설/엔지니어링 등 삼성 그룹 핵심 계열사들의 미래 기술 포트폴리오를 소개했다.
릴라이언스는 기존 화학·리테일 중심 그룹에서 정보통신기술(ICT)·AI 기반의 ‘딥테크(Deep-Tech)’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 중이다. 특히 최근 인도 내 세계 최대 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를 가동하는 등 AI 관련 사업 확장을 본격화하면서 삼성전자와의 협력 수요가 대폭 커지고 있다.
삼성과 릴라이언스는 이미 과거 4G·5G 장비 공급(2012, 2022) 등을 통해 굵직한 산업 협력을 이어왔다. 이번 회동에서 AI 반도체, 6G 네트워크, 에너지저장장치(ESS) 기반 데이터센터 전력 안정화 등 전방위 협력 확대 방안이 테이블 위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암바니 회장은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삼성물산·삼성중공업·삼성E&A·삼성인력개발원 경영진으로부터 직접 사업 현황을 브리핑받고, 삼성의 갤럭시 XR, 마이크로 RGB 디스플레이 등 신기술을 직접 체험했다.
저녁 만찬에는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김우준 네트워크사업부장, 최주선 삼성SDI 사장, 이준희 삼성SDS 사장, 최성안 삼성중공업 부회장,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 남궁홍 삼성E&A 사장, 이재언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 등 그룹 핵심 현역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삼성–릴라이언스 미래전략 라인업'이 사실상 총회 수준으로 가동됐다.
◇ 이재용 '글로벌 네트워크 경영' 가속…AI·자동차·바이오까지 확장
이번 만남은 지난해 7월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암바니 회장의 아들 결혼식 이후 약 1년 4개월 만이다. 이재용 회장은 2018년 이샤 암바니, 2019년 아카시 암바니 결혼식에도 초청받은 바 있다. 암바니 일가 결혼식에 모두 초청된 유일한 한국 기업인이 이재용 회장이라는 점에서 두 사람의 관계가 남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용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 경영'은 최근 더 강해지고 있다.
올해 10월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과 만나 AI 팩토리, 차세대 메모리·파운드리 공급, AI-무선접속망(RAN) 협력을 논의했다.
11월에는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을 승지원에 초청해 AI 기반 미래 모빌리티 기술 협력을 논의했으며, 세계 4위 완성차 그룹 스텔란티스의 존 엘칸 회장과는 오랜 기간 교류해 엑소르(Exor) 사외이사로 5년간 활동하기도 했다.
바이오 분야에서도 화이자·로슈·BMS·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제약사 경영진과 수시로 교류하며 삼성바이오의 글로벌 입지를 크게 확장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이재용–암바니 회동을 통해 삼성의 AI·반도체–릴라이언스의 초대형 데이터센터·통신 인프라가 결합하는 '거대 기술 동맹'의 서막이 열렸다고 평가한다.
산업계 관계자는 "릴라이언스는 인도 내 독보적 영향력을 가진 기업으로, 에너지·통신·데이터센터 기반 인프라를 모두 보유한 유일한 플레이어"라며 "삼성이 가진 AI 반도체·6G·배터리·파운드리 기술력과 릴라이언스의 인도 시장 지배력이 결합하면 사실상 ‘신흥국 최대 기술 연합’이 형성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인도는 세계 최대 성장 시장이며, AI·데이터센터 시장이 폭발적으로 팽창하고 있다"며 "삼성에게 릴라이언스와의 협력은 단기 매출보다 더 큰 의미를 갖는, 장기적 글로벌 전략 거점 확보"라고 강조했다.
